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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토닥 정기총회를 다녀와서...

한영섭 2018. 2. 10. 22:42

토닥 정기총회를 다녀와서..


2013년(창립),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6번째 총회 참석이다.


언제까지 총회에 참석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참석 했다.


4시간에 걸친 총회...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토닥은 참, 징(?)하다.



조직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공동의 욕구와 필요를 함께 조달 한다는 것을 경험 하는 일. 과거엔 참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였는데... 많은 것이 ‘상품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함께 생활에 필요한 것을 조달하는 것을 경험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더욱이 지금의 청년세대에게는 너무나 낮썰게 느껴지지 않을까?



나는 토닥을 경험하기 전엔 ‘내 돈’을 어떻게 잘 벌어서 생활에 필요한 것을 살까. 정도로 사고의 폭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토닥을 만들고 함께 활동하면서 내가 상품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함께 생활에 필요한 것을 조달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고민 수준이 확장되는 것을 경험했다. 사회적경제를 구호로 당위로 지식으로 알고 있었다면. 토닥은 실천과 학습의 장이었다.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공재원은 우리(내) 것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었고, 공적 재원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자산으로 공공성을 회복시켜 우리 생활에 필요한 것을 모두가 함께 조달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과거 보다 훨씬 더 많은 재원(세금)이 우리에게 이미 주어져 있다.



그리고 토닥에서 활동하면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협동조합의 조직운영원리 즉 민주적 의사결정 원리를 따르는 토닥은 의사결정과정이 참 길고 진지했다. 과거 대부분의 정기총회에서 토닥은 쉽게(?) 넘어간 적이 없었다. 조합원은 거수기 역할이 아니라 진지하게 토닥의 미래에 대해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했고, 그로 인해 시간은 매번 길었다. 숙의 민주주의라고 하나? 어려운 말은 잘 모르겠지만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는 조합원의 모습에 감사하다. 처음엔 왜 이렇게 ‘딴지’를 많이 거는지 운영진 입장에서 많이 짜증이 났다. 그래서 때론 언성도 높아지고 얼굴도 붉어지고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 웃음이 나온다. (6년이 지나서..... 나도 조금은 성숙된 느낌이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좋다. 쫓기듯 안건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는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 짧고, 효율적인 회의에 익숙해 있던 내가, 토닥 몇 년 만에 바뀐다. 하지만 지금도 조급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효율에 익숙해 있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죄악처럼 느껴지는 나다. 조금 천천히 깊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 나는 우리 사회가 좀 더 느려졌으면 좋겠다. ‘빨리빨리’에서, 이제 ‘천천히’라고 외치자. 그런 의미에서 토닥은 참 느린 조직이다. 누군가는 ‘답답하다’라고 하겠지만. 나의 속도와 조직의 속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이해되기 시작한다.



토닥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활동으로도 우리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메시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으면 한다.